
여섯 명 중 유일하게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일반적인 인간.
평범하게 살던 취준생 … 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오랜 기간 준비한 면접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취업 도전을 여러 번 했지만 도전하는 족족 떨어져 지칠 대로 지친 와중에, 그의 앞에 각별이 나타나 모래시계의 존재에 대해 알려준다.
“그네들 말로는 시간여행이라고 부르던가?”
평범한 사람에게는 허무맹랑한 소리겠지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구매해 사용했다가, 정말로 하루 전으로 돌아오게 되어 면접을 놓친 그 회사의 면접을 보는 데에 성공한다. 그리고 면접을 보고 나온 직후, 운명의 장난인지 (사실은 내 장난이지!), 기가 막히게 공룡의 실험에 수현의 필름이 섞여 들어가 면접을 본 날에 해당하는 장면이 잘려 나갔다.
즉, 수현은 최초에는 면접에 불참했지만, 각별에 의해 면접 전의 시간으로 되돌아가 면접을 보는데 성공. 하지만 공룡에 의해 ‘시간을 돌리고 면접을 본’ 기억 자체가 깡그리 다 사라진 상태.
인과율 감시 기구에서는 수현이 과거로 돌아간 흔적을 발견해 잠뜰과 덕개에게 살펴보고 오라고 지시를 내려, 두 존재는 수현이 사는 곳 근처로 가게 된다. 이 둘은 수현이 과거를 돌린 정황과 이전과 달라진 행동 등을 찾기 위해 수현을 몰래 관찰하지만 (일반인에겐 우리의 존재 자체가 비밀이니까. 덕개, 기억하고 있지?) 아무리 지켜봐도 정황이 나타나지 않아 골머리를 썩이던 와중, 수현에게 들켜버린다.
“누구세요?”
“저희는… 하…”
“선배님 이 사람은 공룡 씨같이 저희 정체 알고 있는…아니죠?”
“공룡이요?”
“… 튀자 덕개야.”
사라진 두 사람에 대해 의문을 품지만, (본인은 본 기억이 없는) 면접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고 더 큰 당혹감에 빠진다. (가고 싶었던 곳이긴 한데 난 면접을 본 적이 없는데?) 어느 월 어느 날부터 사원증 사진을 지참해 회사에 나오라는 말을 듣고, 사진을 찍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공룡의 사진관을 방문한다.
한편 사진관에서는 수현의 필름을 잘라낸 것과 관련해 잠뜰과 덕개가 공룡과 실랑이 중이었고, 이를 사진관에 방문한 수현이 목격하게 된다.
“어 당신들 조금 전에…”
“어서 오세요~ 사진 찍으러 오셨나요? 아니면 이 인과율 감시 기구 분들이랑 할 말이라도?”
“아니 일반인에게 말하면 안 된다고요.”
“아 얘 일반인이야? 몰랐음, 죄송.”
‘돌아가면 감독부에게 겁나 깨지겠군…’
원칙대로라면 잠뜰과 덕개는 공룡에게서 도움을 받아, 이에 관련된 수현의 기억을 잘라내는 게 맞지만, 공룡이 이 상황을 흥미로워해 잘라내는 데에 협조할 생각이 없었다.
“일반인이 너희들 존재 아는 게 흔한 일이 아니잖아?”
“몇 백 년만에 처음이거든요.”
“그러니까! 재밌어 보인다고. 너희들 평소에 덜 열심히 일 했으면 이렇게까지 흥미가 생기진 않았을텐데.”
“이건 또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
‘몇 백 년…?’
또한, 수현이 한 번 모래시계를 사용했으니 또다시 각별이 접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수현이 잠뜰과 덕개에게 협조한다는 조건하에 수현의 기억은 그대로 두기로 결정. 이로 인해 수현은 인과율 감시 기구의 존재와 시간의 흐름에 대해 인지하게 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었다.